Ⓒ브라이트나인(김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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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벚꽃잎이 만발하는 동네, 안락(安樂)한 공기가 가득한 이곳에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오렌지빛 건물이 들어섰다. 여느 주거지역이 그러하듯, 빌라 발리의 부지는 높은 다세대 아파트와 낮은 주택이 혼재한 익숙한 풍경이었다. 여러 군데 보수의 흔적이 엿보이는 주택. 아오미스튜디오가 본 기존 건물의 첫인상은 그리 밉지도 특별하지도 않았다. 적당히 건물을 고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리모델링을 위한 충분한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신축 빌라를 짓기로 마음 먹었다.

Ⓒ브라이트나인(김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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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발리'는 아름다운 휴양지 발리의 매력에 흠뻑 취한 가족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이다. 주택밀집지역인 사이트의 특성에 따라 건축가는 1층 생활공간의 프라이버시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했다. 행인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 설계, 스튜디오는 하나의 벽처럼 존재하는 '담'을 활용한 해결책을 떠올렸다. 1층 거실 창 너머로 액자 정원을 조성하고 예쁜 꽃과 나무를 심었다. 외부 담장을 실내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임으로써 기능과 미적 요소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브라이트나인(김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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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용도에 따라 각 층의 공간이 구분되길 바랐다.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1층은 주방과 다이닝 기능을 강조하고 단 내림이 있는 선큰과 조경 공간을 두었다. 2층은 구성원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마스터룸과 자녀 방으로 구성했으며, 3층은 게스트를 위한 로맨틱한 리조트풍의 공간을 조성했다. 노천탕과 테라스를 갖춘 스테이로 활용되는 탑층은 아름다운 발리를 닮은 독립적인 공간으로 도심 속 휴양지의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브라이트나인(김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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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발리는 외부 매스에 비해 내부가 꽉 들어찬 평면계획으로 이뤄졌다. 아오미스튜디오는 질서정연하고 정겨운 주거지로 둘러싸인 이곳에 남다른 인상을 심어주고자 주황색 벽돌 마감으로 입체감을 부여했다. 정형화된 틀에서 탈피한 유니크한 구조는 시멘트블록 등 매력적인 재료의 포인트와 어우러져 더욱 화사하고 따뜻한 집의 무드를 완성했다.